오늘 RSS리더기에 등록 한 꼬마얀님의 블로그 포스트를 훑어보던 도중, 전화사기에 대한 글이 있어서 저도 비슷한 일을 겪었던 것이 기억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글에 대해 포스트를 해 보고자 텍스트큐브(오오오~, 뭔가 뽀대난다?)에 로그인 하였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일인데, 한 통의 전화가 제 휴대폰으로 걸려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국민카드 자동 안내 서비스 입니다. 플라체(닉네임)님 카드가 XXXX년 X월 X일 XX시 XX분에 신세계 강남점 에서 198만원 결제를 요청하셨습니다.』

순간 그 컴퓨터에 녹음된 여성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목과 등에서 진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몸은 경직되고 함께 있던 친구들은 제 놀란 얼굴을 보며 웃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하필이면 제가 있던 장소가 '강남 센트럴 시티'였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신세계 강남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설마 내가 카드 떨궜나? 비밀번호 노출된 적이 있었나? 내가 아까 영수증 잘 못 사인 한것 아니야?' 등등등….

그러나 그런 생각은 잠시 후 무심코 흘려 듣고 있던 자동 안내 서비스의 목소리에 차분하게 마음이 가라앉게 되었습니다.

『결제를 원하시면 1번을, 상담원을 연결하시려면 2번을 눌러주세요.』

결국 이 의미는 아직 결제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이니까요. 2번을 누르면 결제는 취소… 어라?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결제를 원하시면 1번을, 상담원을 연결하시려면 2번을 눌러주세요.

대부분, 아니, 상식적으로 ARS에 이런 선택지는 없습니다. 보통은─ "결제를 원하시면 1번을, 결제를 취소하시려면 2번을, 상담원을 연결하시려면 0번을…." 그런데 지금 받은 ARS에서는 결제 취소에 대한 번호 안내가 없이 바로 상담원을 연결하라는 메세지가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이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그 순간 저의 눈을 뜨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장난끼가 발동한 저와 친구들은 2번을 눌러 상담원을 연결하였습니다.

상담원 : 국민카드 고액 결제 상담원 XXX 입니다.
플라체 : 카드 결제 요청에 대해 조금 물어 볼 것이 있어서요.
상담원 : 성함과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불러주시겠습니까?
플라체 : 그런건 필요없고 상담원은 궁금한거 알려주는 사람이죠?
상담원 : …아, 네….
플라체 : 결제 취소는 어디에 있나요?
상담원 : 성함과 주민…
플라체 : 아뇨, 그런거 말고. 이상하지 않나요? 잘 들어보세요.
           『결제를 원하시면 1번을, 상담원을 연결하시려면 2번을 눌러주세요.』
            그럼 취소는 몇 번을 눌러야 하는거죠?

그 순간, 전화를 받았던 상담원은 연결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수신자 목록에 남아 있던 상대방의 연락처로 통화를 시도하려고 하니, "이 번호는 발신 전용입니다." ─ 라는 메세지가 들리더란 말씀. 그래서 그대로 경찰서에 연락해서 알려주었습니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도 그쪽에서 원했던 것은 다급해진 사람들이 상담원의 질문에 넘어가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정보를 알아내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신상정보를 이용해 사기를 치거나 가족에게 연락하여 협박을 한다는 등.

사실은 저는 그 상담원과 조금 더 장난하며 놀고 싶었습니다. 너무 심심했었거든요. 매일 똑같은 레파토리….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2번을 눌렀던 것 자체에서 통화료가 잔뜩 나가지는 않았을지… 저도 결국 사기에 걸려든 꼴이나 마찬가지인가요?

앞으로는 미리 쫄지 말도록 합시다. 전화 사기, 조금만 침착하게 귀기울이면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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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플라체

2007/08/19 21:11 2007/08/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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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ynicist 2007/08/19 21:40 # M/D Reply Permalink

    흐으...
    대체 그런 사람들은 전화번호를 어디서 알아내서 전화를 하는걸까요...
    내 정보가 나도 모르는 곳에 떠돌고있다니...이건 아닌데말이죠...-_-

    1. 플라체 2007/08/19 21:48 # M/D Permalink

      정보야 인터넷을 통해서라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가입한 커뮤니티 사이트라거나, SSL이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방화벽이 없는 서버를 사용하는 사이트들에 가입하는 것도 위험하겠네요.
      어디에서 번호를 알아내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인들이라면 자신의 정보를 이미 어딘가에 알려주고 있지 않을까요?

  2. 꼬마얀 2007/08/19 22:52 # M/D Reply Permalink

    저도 상담원과 연결해서 얘기를 했었지만, 상담원과 연결할때 자칫하면 국제전화로 연결되서 국제전화 요금이 나간다고 하니까 다음부터는 그냥 끊으시는게 좋을듯 해요 'ㅅ'

    그리고 저도 경찰에 신고해봤지만, 추적되지 않으니 그냥 끊으라고 하시더군요.. 과연 정말 안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귀찮으셨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

    1. 플라체 2007/08/19 22:59 # M/D Permalink

      국제전화 연결이요!?
      우와, 얼마 전 일이라서 아직 요금 청구 안 되었을텐데... 이번 달 요금 엄청나게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모르는 번호는 안 받는(?) 것이 제일 좋을 듯 싶습니다.

  3. 꺼마 2007/08/20 15:27 # M/D Reply Permalink

    이상하게 왜 난 이런게 안오지 'ㅅ');;;

    1. 플라체 2007/08/20 16:07 # M/D Permalink

      안오는것이 편하고 좋은거에요.
      괜히 기다리지 마세요. 그러다가 진짜 당할수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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